충남대 수의학과 서상희 교수(자료) |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백신을 접종할 경우 산모 뿐만아니라 태아도 AI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충남대 수의과대학 서상희 교수 연구팀은 쥐를 이용해 자체 개발한 고병원성(H5N1) AI 백신(CNUK-H5N1-08-01)을 임신한 쥐에 접종한 결과 임신한 쥐와 태아, 갓 태어난 쥐 모두 AI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2008년 10월 개발한 백신을 임신한 쥐에 접종한 뒤 AI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결과 어미 쥐와 배속의 태아 쥐는 100% 생존했다. 그러나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임신 쥐에 AI 바이러스를 주입했을 때는 어미 쥐 및 배속의 태아 쥐는 100% 사망했다.
연구팀은 2008년 10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모두 4차례 반복적으로 실험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으며, 한번 실험할 때마다 백신접종 쥐 10마리와 비교군인 백신미접종 쥐 10마리 등 20마리를 이용했다.
연구팀은 또 임신 중 백신을 접종받은 어미 쥐에서 태어난 쥐와 임신 중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어미 쥐에서 태어난 쥐를 분만 직후 교차 포유시킨 결과, 교차포유 7일 후 AI를 감염시켰을 때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쥐에서 태어나 백신을 접종받은 쥐의 초유를 먹은 경우 100% 생존했다.
그러나 백신을 접종받은 쥐에서 태어난 새끼가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어미 쥐의 초유를 먹은 경우에는 100% 사망했다.
이는 출산시 산모가 사망하더라도 태어난 아기가 AI 백신을 접종받은 산모의 초유를 먹으면 AI의 감염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고, 반대로 AI 백신을 접종받은 어미에서 태어나도 초유를 먹지 않으면 AI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AI 백신이 면역력이 약한 산모, 태아 및 영아를 AI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안전하고 효과적인 AI 백신을 개발해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데 일조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백신분야 권위지인 '백신'지 2010년 2월2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kj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