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사태가 점차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악성 가축전염병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한 예찰과 방역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중 방역체계가 구축된 AI의 경우 현재 위기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개 단계 중 가장 낮은 ‘관심’ 수준으로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 2월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에서 H5형과 H7형 AI 항체를 지닌 고방오리가 발견되면서 방역당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항체만이 발견돼 어떠한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다”며 “H5형과 H7형 바이러스 가운데 일부는 고병원성 바이러스일 수 있어 농가로 전이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2008년 이후 국내에서는 고병원성 AI 발생이 없었지만, 저병원성 AI 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는 2월까지 발생 신고가 없었지만, 지난해는 닭 농장 24곳과 오리 농장 47곳에서 발생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 닭 농장에서 H5·H7형 항체가 발견되면서 3년 만에 재개된 닭고기·오리고기 일본 수출이 12일 만에 중단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구제역에 이은 악성가축전염병인 AI 방지를 위해 농림수산식품부는 강화된 AI 방역조치를 발표(본지 3월3일자 8면 보도)하고, 특히 철새의 이동이 잦은 4월 말까지 예찰과 방역 활동을 강화키로 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검역원이 개발한 AI 유전자 진단 키트를 시·도 가축방역 기관에 전수하고, 검사능력 평가를 거친 후 효과가 좋을 경우 하반기에 정식으로 보급, 이동통제 등 방역 조치를 앞당기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류수연 기자 capa74@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