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가지 알을 파는 중국의 한 시장 (AFP=연합뉴스) |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에서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가짜 계란에 이어 최근에는 화학약품으로 만든 가짜 오리 알이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
8일 요심만보(遼瀋晩報)에 따르면 최근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 티에시(鐵西)구 일대에서 육안으로는 진짜 오리 알과 구별이 되지 않는 가짜 오리 알이 판매되고 있다.
노점상에게서 최근 5위안에 6개씩 파는 가짜 오리 알을 샀다는 주민 우(吳)모씨는 "5위안에 4개를 파는 일반 오리 알보다 가격도 싸고 커 사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며 "집에 와서 삶았더니 심한 화학약품 냄새 때문에 먹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상하게 여겨 삶은 오리 알을 절단해보니 반숙 상태인 것처럼 내용물이 흐물흐물했지만 아무리 삶아도 응고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가짜 오리 알 성분을 분석한 선양농업대 식품학원 우쥔루이(吳俊瑞) 교수는 "염화칼슘과 명반, 젤리틴 등 화학약품으로 제조한 인공 오리 알"이라며 "면역 체계를 손상하고 기억력 감퇴, 치매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짜 오리 알을 만드는 과정은 의외로 간단하다.
수지와 활석분 등 화학 원료를 혼합해 틀에 넣고 계속 흔들다 보면 응고되면서 껍질이 형성된다.
염화칼슘 등의 화학약품 혼합물로 흰자위를 만들고 황색 색소를 첨가해 노른자위를 만든 뒤 주사기를 사용해 차례로 흰자위와 노른자위 성분을 넣고 10분여를 기다리면 가짜 오리 알이 완성된다.
처음에는 코를 찌르는 화학약품 냄새가 나지만 시간이 흐르면 점차 냄새가 가시기 때문에 요리하기 전에는 육안으로 식별하기가 쉽지 않다.
우 교수는 "가짜 오리 알을 제조하는 데 드는 원가는 1 마오(毛.한화 16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식품 전문가들은 "계란과 오리 알 함유 성분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가짜 계란이나 오리 알 판매자들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어렵다"며 "단속과 처벌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2007년 화학약품으로 만든 가짜 계란이 대량 유통됐으며 2008년에는 싸구려 햄 등으로 만든 가짜 쇠고기도 등장했었다.
pjk@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haoha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