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겨 가격 폭등·품귀현상, 축산농가 ‘비상’
축산농가들이 왕겨를 구하지 못해 울상이다.
쌀 소비량이 줄어들면서 도정물량 역시 감소, 최근 왕겨 구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에 별따기’라는 것이 축산농가들의 하소연이다.
전남지역의 한 오리농가는 “지난해 5톤 차로 45만원 가량 했던 왕겨가 지금은 70~80만원에도 못 구한다”며 “오리의 특성상 매일 왕겨를 깔짚으로 깔아줘야 하는데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오리농가 역시 “선입금을 줘도 왕겨를 구하기가 힘들다”며 “약속을 하고 싣고 오다가도 다른 곳에서 돈을 더 준다고 해 못 사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한국오리협회에 따르면 1만마리의 육용오리를 사육하는 농가가 1회전(42일)에 사용하는 왕겨는 약 13톤이다.
지난해에 비해 왕겨가격이 1.5배가량 올라 농가는 1회전마다 약 90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고 이마저도 구하기 힘든 농가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오리협회 관계자는 “깔짚이 부족할 경우 축사 바닥에 습기가 많아 생산성이 떨어진다”며 “최근 오리소비가 증가한 것을 감안할 때 장기적인 왕겨부족사태는 자칫 수급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농가에서는 왕겨대신 톱밥을 사용하고 있지만 톱밥 가격도 덩달아 올라 부담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경기지역의 한 한우농가는 “톱밥도 왕겨도 원하는 만큼 구입하기가 힘들다”며 “올해는 1월부터 날씨가 궂은 날이 많아 톱밥이나 왕겨를 대신할 대체재를 깔아도 봤지만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충남지역의 육계농가도 “병아리 입식을 해야 하는데 깔짚으로 사용할 왕겨와 톱밥을 못 구해 입식을 못한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농가의 깔짚 수급을 위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4월 19일 농수축산신문 최윤진 기자(yjchoi@af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