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축산업 면허제에 대해 축산단체가 도입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에 대한 축종별 단체의 입장이 서로 달라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양돈협회(회장 이병모)는 최근 한국정책평가원(원장 박경귀)을 연구 기관으로 선정하고 7월 말까지 ‘축산업면허제 도입방안’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3,000만원이 투입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양돈협회측은 악성 가축질병 차단을 위해 위생 및 방역, 축사환경 개선, 고품질 안전축산물 생산 등 관련 교육을 받고 기본 소양을 갖춘 자에게만 가축을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면허제 도입 필요성과 기대효과 ▲외국 사례 ▲면허제 운용 방향 ▲실효성 확보 방안 등 4개 과제를 중점 검토할 방침이다.
우선 양돈협회는 면허제 도입의 필요성과 기대효과 규명을 위해 사회경제적 비용과 생산자단체·학계 등의 의견을 수렴, 반대 의견까지 포함한 검토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연구에는 연구진과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가 덴마크 등 면허제를 도입한 국가를 방문해 구체적인 실태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어서 정책 입안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면허제 본격 시행을 위해 ▲면허취득 대상 사육농가 규모와 축종범위 결정 ▲축종별 특성과 사육 규모 등에 따른 면허제 도입시기 ▲신규·기존 농가에 대한 면허발급 방법 ▲교육 프로그램 구성과 교육시간 등 운용 방안 등과 함께 지자체·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 기존 기관을 통한 면허제 운용·관리 혹은 별도기관 설립 필요성도 검토하기로 했다.
연구용역을 주도한 양돈협회는 지난해 양돈업 면허제 도입 방안을 검토했을 정도로 축산업 면허제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돈협회 한 관계자는 “업계 내부에서는 면허제 도입을 통해 기준에 부합하는 농가들을 적극 육성하자는 의견이 높다”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목소리가 축산업 전체에 확산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우 등 다른 축산단체들은 면허제가 축산 농가의 사육 의지를 꺾지 않는 방향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장기선 전국한우협회 부장은 “2~3일간 교육을 받은 한우 농가에게 면허를 발급하고, 정기적인 보수교육을 통해 농가의 자질을 높이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이미 축산업등록제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축종마다 필요한 교육 기간과 내용에 차이가 있는 만큼 지나치게 까다로운 교육 과정을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오리협회와 대한양계협회측은 “닭·오리 산업의 경우 악성 전염병인 조류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서는 개별 농가를 대상으로 하는 면허제보다는 종계·종오리 생산업자에 대한 허가제를 도입하는 편이 합리적일 것으로 본다”고 밝혀 입장차를 보였다.
류수연 기자 capa74@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