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 접어들면서 구제역 사태는 종식 단계로 접어들었지만 조류인플루엔자(AI)의 경우 저병원성 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어 예찰과 소독 등 방역 활동에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가축전염병 발생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발생한 저병원성 AI는 총 23건, 1,108마리에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혈청형 확인 결과 5월부터 고병원성 바이러스로 변이될 수 있는 N7형·N5형 AI 발생이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전남도에 따르면 5월 초 담양·함평에서 H7N7형 AI가 발생, 오리 4만1,000여마리와 청둥오리 1만2,500마리 등 5만3,500여마리가 살처분됐다. 뒤이어 장성과 곡성에서도 같은 혈청형의 AI가 발생해 2만4,700마리와 4,200마리가 각각 매몰 처리됐다.
6월에 접어들면서 전북지역에서도 남원의 오리 농가 2곳에서 저병원성 바이러스가 발견돼 오리 4,000여마리가 살처분됐다. 이들 지역에서 발생한 AI 바이러스는 모두 H7N7형으로 전염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고병원성으로 변이될 가능성이 높아 발견 농장의 경우 사육마릿수 전체가 살처분된 것.
이에 앞서 제주에서도 지난 4월 철새도래지인 제주시 한경면 용수저수지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H5형 저병원성 AI 항체가 확인돼 반경 10㎞ 안에 있는 농장 22곳에 대한 긴급예찰 조치가 취해지기도 했다.
방역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고병원성 AI 발생이 없더라도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된다”며 “상시검역체계를 통한 국경검역 강화와 함께 농가의 철저한 소독과 예찰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즉각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닭과 달리 오리의 경우 눈에 띄는 증상이 없어 예찰이 필수적이며, 주변에 폐사한 철새 등을 발견할 경우 방역 당국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류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