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분야의 내년 예산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8일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산림청 등이 요구한 2011년도 농림수산식품분야 예산 및 기금의 총지출 규모는 16조9,000억원으로 올해 예산 17조3,000억원에 견줘 4,000억원(2.3%) 줄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재부가 발표한 예산 요구안은 총액배분자율편성(Top-down) 제도에 따라 정해진 한도 안에서 편성된 예산 요구안”이라며 “실제 요구한 예산안에는 이외에도 한도 밖 예산이 포함돼 있어 전체 규모는 기재부 발표안보다 많다”며 “구체적인 내년 예산 요구안은 정부안이 확정될 때까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예산도 줄여 요구=기재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농식품부가 구체적인 예산 요구안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곳곳에서 농식품부의 내년 예산 요구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본지가 파악한 총액배분자율편성 방식에 따른 농식품부의 내년 예산(기금 포함) 요구 규모는 모두 14조3,000억원으로 올해 예산 14조7,000억원에 비해 4,000억원, 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재부가 밝힌 “농식품 분야는 생산기반 조성과 농신보 출연 등에서 4,000억원 낮게 요구해 왔다”는 설명은 이를 뒷받침한다.
사업부문별로는 △농업·농촌 사업비가 11조8,000억원으로 올해 예산 12조1,000억원에 견줘 3,000억원 감소했고 △수산업·어촌 사업비는 1조2,000억원으로 올해 예산보다 1,400억원가량 줄었으며 △식품업 사업비는 6,500억원 규모로 올해와 비슷했고 △기타 사업비와 기본적 경비는 올 예산보다 조금씩 늘려 요구됐다.
이는 내년 예산이 대부분 농업·농촌 사업비에서 줄어들 것임을 의미한다. 더욱이 기재부가 “농식품부의 내년 4대강 사업 예산은 올해 3,000억원 규모에서 내년에는 1조1,000억원으로 늘었다”고 밝혀 농업·농촌 사업비에서 이를 제외할 경우 기존 사업의 대폭적인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도 밖 예산은 늘려 요구=총액배분자율편성 방식에 따른 농식품부의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줄었지만 농식품부는 여기에다 한도 밖 예산을 추가해 요구했다. 정해진 한도만으로는 예산을 충당할 수 없으니 좀더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렇게 추가로 요구한 한도 밖 예산은 1조4,000억원가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가 실제 기획재정부에 요구한 내년 예산안은 15조7,000억원(한도 안+한도 밖)이다.
이는 올해 예산에 비해 1조원, 6.8% 증가된 규모다. 농식품부는 6월29일 농민단체에 내년 예산요구안을 설명할 때 총액배분자율편성 방식의 요구안이 아닌 한도 밖 예산 요구까지 합친 안을 설명했다. 기재부 발표(예산요구 감소)와 농민단체에 설명된 안(예산요구 증가)이 차이가 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기재부는 각 부처가 요구한 예산안에 대해 부처 협의와 보완을 거쳐 최종 정부안을 마련, 10월2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김상영·오영채·최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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