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는 누가 사 준다 하면 먹고, 닭고기는 내 돈 주고 사 먹고, 오리고기는 남이 먹고 있는 것이라도 뺏어 먹으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오리고기가 우리 몸에 좋다는 뜻일 게다.
요리로 유명한 중국이나 프랑스 등 서구에서는 오리고기가 오래전부터 최고급 요리로 통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오리고기 특유의 냄새와 독특한 맛 때문에 닭을 더 즐겨 먹었다. 우리 속담에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민다’는 말이 있다. 닭을 잡아먹었느냐는 추궁에 “아니, 오리 먹었다”며 오리발을 내밀었다는 얘기다. 닭값이 오리값보다 비쌀 때 생긴 말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최근 오리고기가 건강식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닭보다 더 귀하고 값나가는 몸이 됐다.
오리고기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소화 흡수가 잘되는 영양식이다. 100g 기준으로 단백질 16g, 지방 27.6g, 칼륨 233㎎, 칼슘 15㎎, 비타민B 0.21㎎, 비타민B 0.31㎎ 등이 들어 있다. 오리고기에 지방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60~70%가 불포화지방산이다. 불포화지방산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고혈압을 막아 주고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에는 불포화지방산이 없고 닭고기에는 30~40%가 들어 있다. 오리고기가 다른 육류보다 ‘한수 위’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오리고기는 육류 가운데 유일하게 알칼리성 식품이다. 육류 섭취 증가로 산성화돼 가는 몸의 영양균형을 잡아 주고 노화 방지와 피부미용,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필수아미노산의 구성이 좋은 고단백 식품인 오리고기는 성장기 어린이·수험생·노약자·고혈압·골다공증 환자 등에게 권장된다. 다만, 오리는 찬 성질을 가진데다 지방 함량이 높아 다른 찬 음식과 먹으면 소화가 잘 안되기 때문에 같이 먹는 것은 피한다. 오리고기를 먹고 난 후엔 찬 성질을 보완해 주기 위해 대추차 등을 마시면 좋다. 한편 오리기름을 다이어트의 적으로 오해하는 이들이 많다. 오리고기의 열량은 100g당 318㎉로 닭고기의 118㎉보다 높지만 지방 자체가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돼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기름이 부담된다면 기름이 집중돼 있는 껍질을 벗겨내고 먹으면 열량을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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