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후 5년간 최대 9조원 농가지원 효과 … 농민단체 서명운동…국회의원도 가세
농어업용 면세유의 일몰기한이 내년 6월로 다가온 가운데 농업계를 중심으로 영구 면세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농어촌지역를 선거구로 두고 있는 국회의원들까지 가세하면서 농어업용 면세유의 영구화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등 정부는 면세유 공급기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농어업용 면세유 영구화를 놓고 논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농어업용 면세유 제도는 1986년 3월1일 처음으로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7회에 걸쳐 시한을 연장해 왔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은 농어업용 면세유 일몰기한을 내년 6월 말까지로 정하고, 이후 12월 말까지는 75% 감면하도록 돼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농수축산연합회 소속 농민단체들과 함께 13일부터 전국에서 ‘농어업용 면세유 영구화를 위한 100만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국회도 농업계 요구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 김호연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2일 한농연과 농어업용 면세유 영구화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한 데 이어 농어업용 면세유 영구화를 위한 100만 서명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김춘진 민주당 의원은 8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황식 국무총리에게 ‘농가경영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농어업용 석유를 영구 면세화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져 “충분히 검토하겠다”는 정부 답변을 이끌어 냈다.
농업계와 국회는 농어업용 면세유 영구화 필요성의 근거로 사실상 사문화된 면세유의 일몰제를 들고 있다. 1998년 이후 면세유 제도가 시행되면서 이를 영구 면세화해도 추가적인 재정 지출은 없다는 논리다.
특히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한·미, 한·중 FTA까지 추진되면서 농어민에 대한 실질적인 소득보전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실제 2일 열린 토론회에서 농림수산식품부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농어업용 면세유로 인한 감면세액은 1조8,169억원으로, 농가당 평균 100만원 안팎의 생산비 절감효과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김호연 의원실은 농어업용 면세유가 영구화되면 향후 5년간 7조~9조원의 실질적인 농가 지원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정부는 조세의 영구 면세화는 전례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도 농어업용 면세유 공급기간 연장을 추진한다는 방침 아래, 지난 5월 기재부에 조세 감면 건의서를 제출한 데 이어 이달부터는 국회 등 관련기관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박상희 한농연 정책실장은 “미국·일본 등에서도 비과세 제도를 활용, 농어업용 유류에 대해 세금을 면제하고 있다”며 “반복되고 있는 면세유 일몰 연장을 위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면세유 영구화는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민신문 오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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