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제 도입 후속조치…지자체 무차별 규제 제동 걸릴 듯
농림수산식품부가 가축사육제한 구역 범위를 축산법으로 규정하기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그 결과에 따라서는 지방조례 제·개정을 통한 일선 지자체의 가축사육 규제 추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축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최근 한우, 낙농, 양돈, 양계, 오리 등 5개 축산단체와 공동으로 ‘가축 사육시설 제한 범위 및 조건에 관한 연구’를 실시키로 하고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김두환 교수를 책임자로 하는 연구용역계약을 체결했다.
5개 축종자조금 사업으로 추진되며 서울대학교 이인복 교수와 국립축산과학원 최동윤 연구관, 곽정훈 연구관, 송준익 연구사가 연구원으로 참여한다.
6월말까지 3개월의 조사·연구기간을 거쳐 하천 및 주민 공공시설 주변에 대한 기본적인 축사제한 범위에서부터 일반적인 축종별 적정 축사설치 범위, 농장여건 및 주변조건, 그리고 악취저감 시설과 저감조치에 따른 예외 및 완화조건 등이 제시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지방조례를 앞세워 무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일선 지자체의 가축사육규제 추세가 지난해 10월에 발표된 환경부 권고안을 계기로 더욱 강화되고 있는 만큼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일선 지자체의 가축사육제한 구역 확대에 따라 많은 양축농가들이 축산을 포기해야 할 위기에 처해있는 실정이다.
축산업 규제는 어디까지나 축산법에서 다뤄져야 한다며 환경부의 일방통행식 대처에 불쾌감을 표출해 온 농식품부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축산업허가제 도입에 따른 축산법 하위법령(시행령)에 적용할 위치기준, 즉 가축사육제한 구역 설정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지방조례를 통해 하나의 산업을 규제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은데다 가축사육제한구역 설정을 가능케 한 법률(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며 “축산업과 환경, 국민에 미칠 영향 등을 충분히 고려한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축산법 시행령을 통해 가축사육제한 구역이 제시될 경우 그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그 기준에 따라서는 하위법으로서, 가축사육제한구역을 민가에서 최고 1km까지 설정하고 있는 지방조례의 손질이 불가피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축산업계의 강력한 반발을 사온 환경부 권고안 역시 축산법 시행령이 발효될 경우 의미를 상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농식품부 일각에서는 입법을 위한 타부처 및 관계기관의 의견조율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과 함께 기존법률과의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일선 지자체와 환경당국의 압박속에서 숨통이 트일 수 있는 합리적 기준이 제시될수 있을지 향후 추이에 모든 축산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