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올여름 오리고기와 돼지고기의 인기가 뜨겁다. 가장 큰 요인은 낮은 가격.
오리고기는 지난해보다 가격이 30%가량 떨어졌다. 작년 오리 가격이 오르자 농가가 사육두수를 크게 늘리면서 올해는 가격이 크게 하락한 상태다.
덕분에 소비는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G마켓에서는 올 1~6월 오리고기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80% 이상 늘어났다. 총 12만 마리가 판매돼 상반기 히트상품에 오를 정도다. 롯데마트에서는 지난 5~6월 중순까지 오리고기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6% 증가해 여름 보양식 메뉴 중 가장 큰 신장세를 보였다.
사실 오리고기는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닭이나 돼지처럼 평소에 잘 먹지 않았지만 저지방 알칼리성 식품으로 알려지면서 매년 소비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농협도 2003년부터 매년 5월 2일을 오리고기 먹는 날로 지정하고 소비 확대에 주력해 왔다. 한국오리협회 자료에 따르면 1인당 소비량은 2009년 2.1㎏에서 지난해 3.1㎏으로 늘었다.
게다가 농촌경제연구원의 7~8월 전망에 따르면 오리 산지가격은 전년보다 30~40% 낮게 형성될 것으로 보여 소비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돼지고기는 저렴한 ‘웰빙(저지방) 부위’가 소비자의 관심을 받으며 매출이 뛰었다. 돼지고기 하면 삼겹살·목심이 인기였지만 불황의 영향으로 앞다리살 구매 비중이 늘었다. 앞다리살은 삼겹살·목심보다 가격이 저렴한데 하나로마트 양재점(11일 기준)에서 삼겹살·목심은 100g당 2000원 수준인데 반해 앞다리살은 1300원대에 살 수 있다.
최근 한 대형마트는 올해 상반기 매출 분석 결과 앞다리살을 포함한 저지방 부위가 43.3%를 차지하면서 삼겹살(41.8%)을 앞질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저지방 부위 소비가 늘어난 데는 국산돼지를 홍보하는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의 적극적인 마케팅도 한몫을 했다. 앞다리살, 뒷다리살, 안심, 등심 등 저지방 부위를 ‘웰빙부위’로 부각시키며 다이어트 효과를 강조한 것.
한돈에 따르면 해당 부위는 저칼로리 고단백 식품으로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다이어트를 할 때 부족하기 쉬운 오메가3, 아미노산, 비타민B군,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구제역 여파로 삼겹살 공급이 부족해지고 가격이 오른 점도 작용했다. 한돈 홍보마케팅팀 오민정 팀장은 “삼겹살과 목살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보니 기타 부위는 매년 남아도는 실정이었다”며 “지난해 삼겹살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오르고 할당관세 수입까지 늘려야 했던 상황이 소비자로 하여금 웰빙부위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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