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현 전무 (한국오리협회) 2012년 오리산업은 타 축산업과 마찬가지로 국내외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감소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오리고기는 외식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타 축종보다 경기 변동에 민감하여 고통은 더욱 가중되었다. 한 때 새끼오리 가격이 400원, 생체오리 가격이 4천400원까지 떨어져 오리가격이 역대 최저가격으로 형성되기도 하였고 일부 부화장에서는 종오리 사육을 대폭 줄이거나 아예 포기하기까지 하였으며 계열업체에서는 냉동오리 비축이 누적되었다.
도압 9천만수 내외…종오리 입식량 전년보다 감소할 듯
불경기로 소비부진·생산비 증가…오리값 6천원대 수준오리산업 성장과 함께 지속적으로 진행되었던 오리산업의 질적 성장은 불안한 시장상황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진행되었다.
무엇보다도 국내에서 오리종축산업이 시작되었다는 점은 오리산업의 큰 발전이라 할 수 있다. 2011년에 도입한 원종오리(GPS)로부터 국내산 종오리(PS)가 생산되어 2012년 3월부터 최초로 국내산이 분양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까지 국내 종오리 소요물량의 전체를 생산하지 못하지만 이제 원종오리 단계에서부터 생산을 관리하여 보다 안전한 생산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게 되었으며 종오리 사육업체에 대해서는 보다 싸게 공급할 수 있게 되었고 수입으로 인한 불필요한 업무를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종축산업의 발전과 함께 그동안 타 축종에 뒤떨어졌던 오리산업 관련 제도 개선사업 및 생산시설, 유통, 수출, 사양관리 등의 연구·조사사업, 가축통계, 축산관측, 오리고기 등급제, 국내산오리고기 인증제 등의 각종 지원 사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그에 따라 농가들의 인식도 진일보 하여 안전한 축산물 생산 및 질병방역에 대한 인식이 점차로 개선되고 있다.
또한 2012년, 20주년을 맞은 한국오리협회를 중심으로 어려운 시장상황에 대응하여 자조금을 통한 소비·홍보사업, 조직화 사업이 진행되었으며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하여 의무자조금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질적인 부분의 성장이 장기적인 소비감소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부분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자율감축 노력 큰 피해 막아2012년 11월 현재 도압수수는 8천300만 수 정도로 연말까지 약 9천만 수 정도가 도압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대비 약 5~6% 증가한 수치이나 2010년 37.4%, 2011년 14.6% 증가한 것에 비하면 그 상승세가 매우 완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2012년 5월까지 도압수수는 계속 증가하여 오리산업 최초로 천만수를 돌파하기도 하였지만 물량과잉과 소비감소로 가격이 폭락하여 업계에서 지속적인 감축운동을 벌이기도 하였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종오리 사육수수는 2012년 9월 기준 133만6천수(암수포함)로 작년 동기 대비 약 20%가 감소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2012년 종오리 입식물량도 약 70만수(암컷기준) 정도로 추정되어 2011년 83만수에 비하여 약16% 정도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는 소비정체와 전망이 좋지 않은 시장상황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2011년 전체 40%까지 육박하였던 F1오리의 불법 사육과 기타오리도 10만수 이하로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료생산량 또한 시장상황에 영향을 받아 2011년과 비슷한 생산량을 보이고 있다. 2012년 10월 현재까지 총 사료생산량은 64만2천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기 도축수수증가와 함께 큰오리 사료생산량이 약 40%가량 증가 하였으며 다른 사료 생산량은 모두 감소하였다.
2012년 시장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은 오리 거래가격이다. 2012년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였으며 새끼오리는 평균 약 750원, 생체오리는 평균 약 5천700원 정도로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을 형성하였다.
5~6월에는 새끼오리 가격이 400원, 생체오리가 4천400원을 형성하는 심각한 상황까지 이르기도 하였다. 이후 업계의 자율적인 감축운동으로 어느 정도 회복하기는 하였지만 지속적인 소비감소로 다시 하락하였다.
각종 정책 시행 대비 세밀한 준비를2013년 오리산업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업계에서는 2012년도만큼 또는 그보다 더 소비가 부진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국제 및 국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치가 크지 않기 때문이며 현재로서는 그에 대한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생산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료비, 깔짚비, 인건비 등의 상승 기류도 업계에 근심이 되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2013년도 도축수수는 2012년과 비슷한 수준인 9천만수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이며 종오리 입식은 2012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오리 거래가격 또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이며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생산비 기준인 6천원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012년 소비정체를 경험한 업계에서 경영 전략을 어떠한 방향으로 선택하는가에 따라 다소 영향을 받을 것이다.
한편 2013년에는 한중 FTA, 축산업허가제, 계열화사업법 등 축산업계에 중요한 정책들이 시행되거나 진행될 것이다. 이들 정책들은 오리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으로 오리업계의 세밀한 대응과 준비가 필요하다.
오리산업은 최근 HPAI로 인한 발생으로 굴곡은 있었지만 호황을 누려왔다. 소비가 급격히 상승하고 그에 따른 생산기반도 급격히 확충되었다. 그러나 그 속에서 어떠한 것이 오리산업의 본 모습인가는 가늠하기 어려웠다. 오리고기 소비의 한계를 논하기에는 아직 많이 섣부른 감이 있지만, 현재의 오리산업은 진정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가하는 시험대에 올라있다.
과거 오리산업이 발전하면서 중국산 오리고기 수입, HPAI 발생 등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고 이겨내왔지만 경기여건 악화로 인한 소비감소가 장기화 될 수도 있다는 점, 주체적인 노력으로 극복이 쉽지 않다는 점 등에서 이전의 위기와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때문에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오리업계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좀 더 세밀한 경영, 훈제와 같이 소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할 수 있는 제품 개발, 적극적 소비홍보, 새로운 시장개척, 업계의 인식 변화 등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국민의 건강한 먹을거리로서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는 오리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때이다.
이강현 전무 201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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