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계 안팎 반응>
선진국도 생산부처 중심 식품업무 일원화
농식품부 출범뒤 식품산업 뚜렷한 성장세
규제기관에 육성업무까지 맡기는 건 문제
‘농림수산식품부’를 ‘농림축산부’로 바꾸는 내용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반발이 범농업계로 번지고 있다. 학계는 물론 축산업계, 식품산업계 등은 ‘농장에서 식탁까지’ 식품의 일관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농식품부가 이를 통합해 관리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축산단체=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18일 긴급 대표자회의를 열고 농식품부 명칭에서 ‘식품’이 빠진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농림축산식품부’로의 명칭 변경을 위해 적극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이승호 축단협 회장은 “농식품부를 ‘농림축산식품부’로 개칭하고 식품산업진흥업무와 안전관리업무가 현행처럼 농정부처에 반드시 존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선진국도 ‘농장에서 식탁까지’ 농업 생산부처 중심으로 식품업무를 일원화하는 추세”라며 “농축산물 관리는 소비자와 생산자를 포괄하는 규제와 지원의 균형적인 정책이 무엇보다 필요한 분야”라고 주장했다.
◆식품업계=농식품업체 관계자들은 “농식품부가 식품진흥업무를 맡아 산업이 발전했는데 이제 규제 일변도로 바뀌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인구 한국식품산업협회장은 “5년 전 이맘때 농림부의 명칭에 ‘식품’이 들어가서 크게 기뻐했고, 이후 진흥정책으로 식품산업이 엄청나게 발전했다”면서 “식품산업은 1차산업과 함께할 때 상호 시너지 효과가 큰 만큼 식품인들이 힘을 모아 농식품부에서 식품업무를 계속 관장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나가자”고 강조했다.
박형희 한국외식정보㈜ 대표는 “식품업계와 농업계가 함께해 농림축산부에 ‘식품’ 명칭을 되찾아 오자”고 말했고, 박부인 동원산업 대표도 “새정부에서도 농식품부가 식품업무를 계속 관장할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하자”고 말했다.
◆학계=학계 인사들은 “이번 개편안은 식품산업의 중요성을 전혀 모르는 졸작”이라며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양승룡 고려대 교수는 “식약처가 과연 식품산업진흥업무를 할 수 있겠느냐”며 “안전만 강조하는 식약처가 이 업무를 맡으면 식품산업진흥업무는 자칫 실종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또 “수산물도 식품이기 때문에 농식품부에서 통합관리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식품산업을 맡은 후 식품산업이 크게 성장한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1977년 수출 100억달러 달성 이후 30여년간 국가 전체 수출액이 50배 이상 성장하는 동안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2배도 안 늘었었다. 하지만 농식품부가 출범한 2007년 이후 식품산업 진흥 및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펴면서 5년간 2배가 넘게 성장했다.
남양호 한국농수산대학 총장은 “막걸리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도 농식품부가 산업적 측면에서 식품산업을 적극 육성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식품산업은 신성장동력으로서 더욱 발전시켜야 하기 때문에 농식품부가 관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규제기관인 식약청이 식품산업 진흥이라는 산업기능까지 담당하는 것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정부조직의 기본적인 체계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남 총장은 “식품산업 진흥을 식약청이 맡는 것은 축산분뇨 배출을 규제하는 환경부가 축산물 생산 및 가공·판매까지 하겠다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농민신문 특별취재팀 2013.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