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계열화사업에 관한 법률(축산계열화법)이 시행된 지 한 달 가까이 되고 있지만, 법의 세부적인 내용을 규정한 시행규칙이 최종 확정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조직법의 처리와 맞물리면서 국회 통과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계열화사업의 총체적인 운영 계획 등도 아직 수립되지 않아 법 시행에 있어 후속 작업들이 속히 마무리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4일 “현재 시행규칙이 법제처 심사 중에 있는데, 정부조직법 문제 때문에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며 “농식품부 등 부처 명칭 변경이 확정돼야 여기에 맞춰 시행규칙 내용도 바뀔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22일 법 제정 이후 올해 2월 23일 시행 전까지 1년여 동안 양계업계를 중심으로 관련 논의가 이뤄져 왔고 이같은 내용이 반영된 시행규칙이 마련됐지만, 정치적 문제로 인해 부득이하게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시행 규칙과는 별도로 축산계열화법 시행을 위한 전반적인 계획과 운영 방향 등도 마련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법 제4조에 따르면 농식품부 장관은 ‘계열화사업의 발전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축산계열화사업 발전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야’ 하고, 이 ‘기본계획에 따라 매년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나와 있지만, 아직까지 기본계획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여러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상황에선 시행규칙이 만들어지는 것이 급선무”라며 “그 다음에 고시로 정할 수 있는 원자재 품질 출하 가축 품질, 사육시설과 관련된 부분은 업계에서 의견이 나오면 고시의 필요성 여부를 판단한 뒤 후속 논의 일정을 잡을 계획이며, 분쟁조정위원회 설치와 관련해선 관련 단체에 조정위원을 추전해 달라는 얘기를 전했다”고 말했다.

축산계열화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양계업계는 하루빨리 법이 정착될 수 있도록 후속 논의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홍재 양계협회 육계분과위원장은 “법 시행이 됐는데, 시행규칙이 나오지 않고 있으며 세부 사항에 대한 정리도 필요한 상황”이라며 “협회 분과위에서 계열화법과 관련해 농가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의견을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계업계 한 관계자는 “축산계열화 법이 시행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법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마무리돼야 할 사항이 있다”며 “농가와 계열업체의 상생이라는 법의 취지가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정부와 관련업계가 충분한 논의를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2013.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