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에 작업장 차려 위생관념 없이 손질해 유통

- 컨테이너서도 같은 수법 적발

비닐하우스와 컨테이너 등 허가받지 않은 장소에서 비위생적으로 오리를 가공하고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렇게 가공된 오리고기 수만 마리는 부산 강서구와 경남 김해 일원 전문점에서 조리돼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10일 비닐하우스 안에서 비위생적으로 가공한 오리를 부산과 김해 등 오리전문점에 넘긴 혐의(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로 정모(33) 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조립형 컨테이너 건물에서 오리를 가공해 부산지역에 유통한 박모(47) 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정 씨 등은 지난해 10월 초부터 최근까지 강서구 대저동 비닐하우스에 작업장을 마련해 놓고 부산과 김해 등 오리전문점 20여 곳에 통오리훈제구이 용도 등으로 사용되는 오리고기 2만 마리를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경남 하동과 전남 담양 등 도축장에서 가져온 오리를 허가받지 않은 작업장에서 토치램프로 잔털을 제거하고 주방용 식칼로 비계를 손질하는 등 가공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씨 등은 2010년 4월부터 최근까지 컨테이너 조립식 건물 등 무허가 작업장에서 다지거나 굽기 좋은 크기로 써는 소분작업을 벌인 오리 5만 마리를 기장군과 강서구 강동동 등 오리전문점 60곳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 5개 업체가 위생복과 소독시설 등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하면서 정기적인 위생검사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은 이들 업체가 가공을 끝낸 오리고기를 상온에서 보관했고 냉동차 대신 승용차로 운반한 탓에 세균에 감염된 고기도 많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도축장에서 처리된 오리의 유통기간이 7~10일이지만 가공하고 유통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유통기간을 지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 업소가 폐쇄되거나 정식허가 후 지속적인 위생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관할 기관에 행정지도를 요청할 방침이다.
 
국제신문 김화영 기자 2013.04.10